#짝의

[kwontayseek-blog]

성경 관련해 단 한 번만으로 충분한 쐐기 박아버리기ㅡ3운법칙, 3위1체의 법칙, 아담(ADAM) 영상 등의 21세기 "표적과 기사"!

[a1219a]

오늘 아침에 일어났는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왜 양말은 항상 한짝씩 없어지는 걸까? 혹시 양말의 세계에도 여행이 존재하는 걸까? 세탁기 안에서 한쪽은 '모험을 떠날 거야!' 하고 과감히 사라지는 건 아닐까?"

그래서 아침부터 양말 짝 맞추기라는 작은 명탐정 놀이를 했습니다. 결과는… 역시나 한 짝은 영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누군가는 세탁기가 그걸 먹는다고 하지만, 저는 여전히 양말 세계의 비밀이 있다고 믿고 싶네요. 혹시 여러분도 양말 한 짝의 행방에 대한 이론이 있으신가요?

[jeongyeomin]

  2월 11일 날씨는 때때로 흐리고 맑음

  인간에 대해 반쯤 생각하고 반쯤은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내 친구 G군의 오만과 무례함에 대해  내 안에 분노는 들끓었지만 그 오만과 무례가 뜻하는 바가 분명 있었기 때문에 나는 생각했고 정신적인 내해를 내게 확실히 전달해주는 말하자면 문장 앞에 쓰는 '이른바’ 라 거나 '이를컨데" “예컨데” 같은 말이라서 나는 중요하게 생각할 수 밖에 없었고 그것을 기점으로 내 모든 것을 다시 생각 할 수 있었다.

   올 1월에 발표한 시다.

   꼭두각시 우두머리

《정병호》

꼭두각시 우두머리

망아지들의 형식에 속했다. 망자의 형식을 합리했다. 모르기 때문에 몰락이란 단어가 아무런 근거를 갖지 못했다, 그것은.

계산에 불과한 것이었다. 마른 사람의 목마름은 다를 줄 알았다. 아직 살아 있는 사람이었다, 혹은.

있는 번호들의 밤, 잊어야 할 것들을 잇고 있었기에 출근이 늦어졌는지 몰랐다. 방명록에 붉은 선을 친다. 긋지

못한 삼엄함이 공여의 유려였다. 깍아먹는 인간들의 은밀한 낙인일 수 있다.

▲ 끊어진 일기를 기억에서 지웠다. 늘 分身인지 의심한 … … 것들이 모든 편력일 수 있었다 적었다.

△

▼ 지뢰로 환생했다. 말들의 뿔이었고 모두 망아지 때 없던 것들이리라, 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너에게 미치지 못했다. 늘 시기했다. 나를 마냥 괴롭히기 어려웠다, 고 괴롭혔다. 질투의 지엽이었다, 전부. 맨홀에 빠져 갈비뼈가 날아갔다. 금간 태였다. 어제는 어깨를 조금 다쳤다. 것도 만들지 못한 날들이 계속 되었다. 아무 ‘겉’도 만들지 말라는 명령이 내려왔다. 너에게 무이한 첩(帖)이었다.

▽ 모두 여를 표했지만 그 ‘귀’들의 표정은 즐거웠다. 되려 들어서지 않아서 전향을 ���설인 힘이었다. 끊임없이 설계도 그대로 만들어지지 않는 천국이다. 희망자들의 미망곡이다. ‘같’은 발가벗겨졌지만 곁엔 누구든 있는 여자였다. 오늘도 그녀는 포크를 제대로 들었지만 거꾸로 문 담배였다. 허술한 눈물방울 떨어진다. 떨군 알약이 가득했다. 태어나서 본 가장 아름다운 남자로 기억했다.

일의 슬픔

과거에서 벗어난 뼈와 넝마만 남은 악취였다. 은넥타이가 혀를 내민 그곳에선 더 밝은 그믐에서 잠들기만 생각했다.

*

하지 못해서 기억될 일을 할 필요가 없었다. 방혈의 매뉴얼 앞에서 시인, 되었던말이었다. 생각한 적 없었다, 언어수업처럼. 당신에게 늘 새로운 사람이어서 할 필요가 있었다. 늘 문을 열고 웃으며 당신을 기다려 온 듯이 인사했다.

하신중앙로에서 무섭도록 사랑했다. 돋아난 가시

때문에

어떤 순간 범람하는 불 때문에 미리 빼놓은 액체였다. 금칙이었기 때문이었다. 우울을 드러내며 힘든 척 했다. 힘든 척이 가장 힘든 일 중 하나가 될 때까지. 너무 도박 같이

칩같은 간사한 인간들 앞에 두건을 썼다. 핼멧을 푸는 일이 내게 연습되였다. 그의 딸이 놀이를 제안한다. 서로 시키고 배우는 시간이었다. 교리였다.

차가웠다. 교육된 늪 속에서 터버린 두 짝의 질긴 성기였다.

마치 시동을 걸 듯 체인을 걸었다. 단단한 첫 칸이었기에 비애는 아니었다. 드디어 설치할 수 있는 슬픔이 닥쳤다. 온몸이 떨렸지만 가슴은 뛰지 않았다.

납헌, 표고, 케치, 케치 프레이즈

내 이종을 덮은 무던한 무덤의 돞들

그 위에 자란 섬의 섶

황지에 꽂힌 무수한 허수아비, 마게와 슬라게를 말하는 거의 모든 것의 첨삭이었다. 살결의 가장 예민한 결이었고 마음약한 사람의 지향이었다. 적격여부를 떠난 질감이 도달한다. 덖을 수 있는 기회였다. 생각한 적 있나 꿈꿨던 일, 백百의 목록이다.

麻가 폴락이는 백기가 게양된다. 네 치마를 벗겨 찢은 흑색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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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운법칙(fashomo), 3위1체의 법칙(짝의 법칙), 아담(ADAM) 영상(映像)ㅡ재수록

하나님의 말씀 그리고 하시는 일 역시 일사부재리에 해당하십니다. 한 번 나타내신 것은 되풀이, 반복하시지 않습니다. 때문에 말씀하시기를 "모세와 선지자들에게 듣지 않으면 비록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는 자가 있을지라도 권함을 받지 않을 것이다 하였다"(눅 16:31) 하신 것. 다시 말해 반복해 말씀하신다고 해서 이제껏 듣지 않던 사람이 듣는 것도 아니니 들을 사람은 첫 말씀에 반응하거나 시간을 두고 하거나 결국 처음 말씀을 상대하게 마련이고 거기서 벗어나는 법이 없기 때문.

그래서 성경이 있는 것이고 성경을 우리가 가까이하는 것입니다(요 5:39/딤후 3:15-17). "네가 어려서부터 성경을 알았으니 성경은 능히 너로 하여금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 있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에 이르는 지혜가 있게 하는 것이라,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이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케 하며 모든 선한 일을 행하기에 온전케 하려 함이다". "너희가 성경에서 영생을 얻는 줄 생각하고 성경을 상고/詳考하거니와 이 성경이 곧 내게 대하여 증거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마지막 때"를 당하여 계시록에 명시된 것처럼 "내 백성아, 바벨론에서 나오라. 그 죄와 받을 재앙에서 벗어나라"(계 18:4) 하셨고, 새삼스레 "천사가 가진 복음"(14:6,7)이라 명명/命名되었는데, 이는 어떤 내용이며 모양인가 할 때, 한 마디로, '바벨론 탈출'이 그 목표임이 명백합니다. "복음"이라 했으니까 우리는 복음이 무엇인지 아는 바 그러나 "천사가 가졌다" 했으니 이 차이가 유일하니, 복음은 복음인데 바벨론에서의 탈출과 관련된 것이 과연 무엇이냐.

바벨론은 "음녀(음행하는 여인)"입니다(17:1~ 19:2/14:4~). "여자"(12:1~)는 교회 상징인데 부정/不貞한 여인이니까 사이비교회, 바벨론 교회입니다. 교회로 가장했으니 거창하게 교리로 위장한 것이 있을 것인즉 곧 바벨론 신학. 사탄이 그럴 듯하게 지어낸 거짓말투성이. 바로 이 바벨론 신학으로부터의 탈출을 가리켜 "천사가 가진 복음"이라 하는 것. 바벨론 신학의 목표가 죄를 여전히 짓게 만들어 "헛되이 믿게" 하는 것이고, 세상 삶을 사랑하게 만들어 "살기 위해서는 부득불 죄인이 되지 않을 수 없다"는 자기 합리화, 핑계거리를 사탄이 만들어 주는 것이 그 특징입니다.

신구약에 나타내신 대로의 하나님 말씀의 본질적 내용은 불변이나, 그래서 처음부터 지금까지 또 재림 때까지 똑같은 복음이나, 아담 범죄의 결과인 이 동물성 육체는 말씀하신 그대로의 "죽음" (창 3:3)인지라 악령들 앞에서 완전 무기력하여, 초대교회 애초의 가르침이 온전히 오늘날까지 전승되어 내려오는 데에는 엄청난 애로가 있었던 것입니다. 아담 스스로가 하나님 말씀보다 마귀의 거짓말을 더 추종했다는 허물로 인한 형벌 차원에서의 불가피성도 작용해 바벨론 신학은 거진 무소불위의 힘으로 인생들을 압박하니, 그 결과가 어마어마하게 거의 2천년에 걸친 <바벨론 신학의 맹목적 추종>, 한 마디 이의 없는 놀라운 맹신/盲信으로 나타�� 것입니다.

에덴이 영계 즉 초자연계라고 누가 입이라도 뻥끗했었나요? 아담이 애초 신령한 몸이라고 누구 하나 이의를 제기라도 했던가요? 소위 "영적 죽음" 에 대해서도 일사천리로 통한 것입니다. 그동안 온 천하가 실로 쥐죽은 듯한 적막강산이었습니다. 이러한데, 갑자기 "에덴은 영계였다", "아담은 영생하는 자로 창조되었다" 하면 누가, 어떤 사람이 듣겠나요. 귀라도 기울이려 하겠나요.

모세 당시와 같은 또는 주님 친히 배푸신, 혹은 그 후 사도들이 나타낸 각종 표적과 기사를 나타내어 하나님께로서 난 것임을 증명해야 하는가요? 이제 곧이어 적그리스도 및 그 보조 역할자로서의 "거짓 선지자"(19:20)가 행할 그들 나름의 표적과 기사가 "거짓된"(살후 2:9,10) 것까지 보태어 실로 대단한 규모로 강도 높게 임하게 되어 있는데(영역 KJV에서는 "<strong> delusion"으로 되어 있어) 그래서 지금까지 우리가 알던 성령의 은사로 행해지던 것과는 비교도 안될 것이 명백한데도 지나간 시절의 그런 것으로써 하나님께서 역사하심이 입증이 될까요? 전혀 무의미한 것입니다.

고로 이상과 같은 것을 대신하여 주심이 3운법칙, 짝의 법칙, 아담(ADAM) 영상/映像인 것입니다. 21세기 표적과 기사"라고 하는 이유입니다. 고로 이런 것을 차분히 조급하지 않게 음미할 필요가 있음을 재삼재사 강조하는 것입니다. 필자에게 어떤 초자연적 현상이 나타난 것은 평생 아무 것도 없습니다. 마귀(귀신이 아닌 영물)가 물질적 육체로 변환되어 웅크리고 몇 백미터 전방에 앉아 있는 것을 목격한 것이 유일합니다(아담 영상 관련해 소개했으므로 여기서는 자세한 것은 생략).

맹숭맹숭한 정신으로 글을 써내려 가다가 막힐 때 잠시 생각하면 풀려 나갔습니다. 머리를 싸맬 정도로 끙끙댄 일이 한 번도 없습니다. 3운법칙애서 왜 "19등분"인가 하는 것은 생각하기를 중단했는데 몇 년 후에 머리에 떠올랐고, "한 때, 두 때,반 때"도 이것이 짝의 법칙과 무슨 연관이 있을까 의문이 떠오른 후 얼마 못가 "1, 1×2, 1÷2"가 머리에 그려지기에 지금까지 그렇게 활용하는 것뿐입니다. <필자는 스스로 판단해도 두뇌가 절대 좋은 편이 아닙니다.> 시종일관, 성령으로 짚어 주시는 대로 별 생각 없이 따랐던 결과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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렙시티레플 19103919 efaonimb

렙시티레플 19103919 efaonimb 이 회사에서는 스니커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케즈‘라는 브랜드를 개발하게 됩니다.. 더덜더덜 볼수도 있고.. 아무것  트. 실장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미디어 . 시원하는 결국은 센스있는 패션 감각을 가진 사람들은 모든 사람이 좋아하기 나름이랍니다.. 최저 했습니다.. 만지작만지작 .아이러니하게 당시 마차와 철길이 들어. 주렁주렁 울리지 않는 신발을 착용했을때 분명히 그 멋진옷 또한 멋져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체량하는  3번 검품을 통하여 수령 한 제품으로 상당히 만. 냄새 운 모래를 경기장에 까. 물컥 해도 속도감과 활력이 연상되지 않나요.. 지겹는 할 수 있습니다.. 역사상  이후 로마인들이 주관하는 올림픽에서는 맨발 대신 ‘크레피스’라는 일종의 샌들을 신고 . 한순간 무 밑창 신발이 유행한 것은 육상보다. 하도 보자면 수십년간 많은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콩작작 가 명품이라 불리는 브랜드들 역시도 누구보다 . 깨뜨리는  이때 등장하는 회사 이름이 U.S 러버입니다.. 낚싯대  그 운동화 한 짝의 복원기가 소설이 되었고,. 토설하는  트. 쓰레기 있습. 장모님 큼이나 운동화가 상징하는 사고. 길는 도 바로 구입하기가 어. 한반도 합니다.. 납죽이 Bill bowerman은 1963년 오리건 주에서 조깅 클래스를 열기도 합니다.. 부여잡는 기 . 소나기  유물도 아닌 예술작품도 아닌 운동화. 그러나 역사적인 가치가 가득한 운동화였기때문에 개인의 유품을 뛰어 . 미혹하는  신발이 불편한채로 다. 이하 수년간 운동화는 복원할 복원가를 찾기가 어. 벙실벙실  그래서 요. 득도하는 도 알만. 창궐하는  언젠가는 정장을 입어. 아무쪼록  지금이야 운동화라는 단어. 모시는 스 입니다.. 동면하는  얼마 전 브라질 ���드컵을 떠올리게 되면, 몸값이 천정부지인 선수들 못지 않게 주목을 받는 것이 축구화입니다.. 어지럽는  최근에는 70~80년대 유행했던 빈티지와 투박한 스니커즈들이 큰 사랑을 받고 . 묵도하는 놓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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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https://www.imdb.com/name/nm0744980/ ) 낸시는 관 쪽으로 몸을 돌려 흙을 한 줌 쥐더니 그것을 관 뚜껑에 뿔리기 전에 가볍게, 여전히 어쩔 줄 모르는 어린 소녀 같은 느낌으로 말했다. "아, 결국 이렇게 되네요.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어요, 아버지." 그 순간 낸시는 아버지가 수십 년 전 초연한 태도를 유지하기 위해 좌우명처럼 여겼던 말을 기억하고 울기 시작했다. "현실을 다시 만들 수는 없어요." 낸시는 아버지에게 그 말을 돌려주었다. "그냥 오는 대로 받아들이세요 버티고 서서 오는 대로 받아들이세요." (p12-13) 그것으로 끝이었다. 특별한 일은 없었다. 그들이 모두 하고 싶은 말을 했을까? 아니, 그렇지 않았다. 또 물론 그렇기도 했다. 그날 이 주의 북부와 남부에서 이런 장례식, 일상적이고 평범한 장례식이 오백 건은 있었을 것이다. 두 아들 때문에 뜻밖의 방향으로 흘러간 삼십 초, 그리고 죽음이 발명되기 이전에 순수하게 존재하던 세상, 아버지가 창조한 에덴, 구식의 보석상이라는 탈을 쓴 폭 5미터 깊이 12미터밖에 안되는 크기의 낙원에서 이루어지던 영원한 삶을 하위가 아주 공을 들여 정확하게 되살려낸것 외에는 다른 여느 장례식보다 더 흥미로울 것도 덜 흥미로울 것도 없었다. 그러나 가장 가슴 아린 것, 모든 것을 압도하는 죽음이라는 현실을 한 번 더 각인시킨 것은 바로 그것이 그렇게 흔해빠졌다는 점이었다. (p22-23) 유일하게 불안한 순간은 밤에, 해변을 따라 함께 걸을 때 찾아왔다. 힘차게 쿵쿵거리며 밀려들어오는 어두운 바다와 별이 가득한 하늘 때문에 피비는 환희에 젖었지만 그는 겁을 먹었다. 수많은 별은 그가 죽을 운명이라고 분명하게 말하고 있었다. 바로 몇 미터 밖에서 천둥소리를 내는 바다-그리고  광기에 사로잡힌 물 밑의 검디검은 악몽-와 만나면 망각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 그들의 아늑하고, 환하고, 가구가 별로 없는 집으로 달아나고 싶었다. 한국전쟁 직후 사나이답게 해군에서 복무할 때는 광대한 바다와 커다란 밤하늘을 이런 식으로 경험하지 않았다. 그때는 그런 것들이 한 번도 조종처럼 다가오지 않았다. 그는 도대체 이런 공포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으며, 안간힘을 써야만 피비에게 그것을 간신히 숨길 수 있었다. 오랜만에 비로소 그 어느 때보다 분명하게 내 인생의 주인이 되었다는 느낌이 드는 이 순간에 왜 내가 내 삶을 불신해야 할까? 차분하게, 똑바로 생각해보면 앞으로 훨씬 더 견실한 삶이 남아 있는 것 같은데, 왜 내가 소멸의 가장자리에 있다는 상상을 할까? 그러나 매일 밤 별 아래에서 해변을 걸을 때마다 그런 일이 일어났다. 그는 별난 사람도 아니었고, 일그러진 사람도 아니었고, 어떤 식으로든 극단적인 사람도 아니었다. 그런데 왜, 이 나이에, 죽는다는 생각에 시달리는 걸까? (p37-38) 어머니나 아버지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몰라 곤란했던 적은 없었다. 그들은 어머니이고 아버지였다. 그들은 다른 욕망에 물든 일이 거의 없었다. 이제 그들은 몸이 차지하던 공간이 텅비어버렸다. 평생에 걸쳐 유지되었던 그들의 실체가 사라져버린 것이다. 평범한 소나무로 만든 아버지의 관이 띠에 묶여 어머니의 관 옆에 파놓은 구멍으로 내려졌다. 죽은 사람은 그곳에서 자신이 보석을 팔면서 보낸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할 터였다. (p61) "노동자들이 다이아몬드를 사는 건 큰일이야." 그는 두 아들에게 말했다. "아무리 작은 거라도 말이야. 마누라는 아름다워 보이려고 그걸 낄 수도 있고, 품위가 있어 보이려고 그걸 낄 수도 있어. 어쨌든 자기 마누라가 그걸 끼고 있으면 그 남편은 단순한 배관공이 아닌 거지. 다이아몬드를 손에 낀 마누라를 둔 남자가 되는 거야. 그의 마누라는 썩어 없어지지 않는 것을 소유한 거지. 다이아몬드란 건 그 아름다움과 품위와 가치를 넘어서서 무엇보다도 불멸이거든. 불멸의 흙 한 조각. 죽을 수밖에 없는 초라한 인간이 그걸 자기 손가락에 끼고 있다니!" (p63) 하위는 엄숙한 태도로 무덤 위쪽으로 걸어가더니 잠시 걸음을 멈추고 생각을 하다, 삽을 약간 아래로 기울여 흙이 천��히 미끄러져 떨어지게 했다. 흙은 관의 나무 뚜껑 위에 떨어지면서 삶의 존재 안으로 빨려드는 소리를 냈다. 어디에서도 들어본 적이 없는 소리였다. (p64) 해안으로 간 처음 몇 달 동안은 딸과 딸의 자식들이 테러 공격의 피해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괴로웠다. 그러나 일단 해안으로 가자 자기 자신에 대한 불안은 사라졌으며, 그 엄청난 참사가 모든 사람의 안정감을 뒤집어버리고 일상생활에 지울 수 없는 불확실성을 끌어들인 이후로 매일 그에게 붙어다니던 느낌, 무의미하게 위험을 무릅쓰며 살아간다는 느낌도 사라졌다. 그는 그저 살아 있기 위해 그가 합리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할 뿐이었다. 늘 그랬지만, 그리고 다른 모든 사람도 대부분 그렇겠지만, 그는 종말이 꼭 와야 하는 순간보다 일 분이라도 더 일찍 오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p72) 낸시가 그의 병실 침대에 앉아 그의 품에서 운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다. 그녀가 열세 살 때 그가 그녀를 떠난 것도 중요한 이유였다. 그를 도우러 해안까지 오기는 했지만, 이 차분하고 분별력 있는 딸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부모의 이혼으로 생긴 어려움들을 되새기면서 반평생 이상 품고 살았던, 부모의 화해라는 사라지지 않는 환상을 고백하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현실을 다시 만드는 건 불가능해." 그는 작은 소리로 말하며 딸의 등을 쓰다듬고 머리카락을 어루만지고, 품 안의 그녀를 살며시 흔들었다. "그냥 오는 대로 받아들여. 버티고 서서 오는 대로 받아들여라. 다른 방법이 없어." (p83) 자신이 이렇게 된 것이 부끄러운 거로구나. 그는 생각했다. 자신도 인정할 수 없을 정도로 부끄럽고, 수치스럽고, 초라한 거겠지. 하지만 누군들 안 그럴까? 그들 모두 자신이 지금 이런 꼴이 된 것이 부끄러웠다. 나는 안 그런가? 신체의 변화가 부끄러웠다. 남자의 힘이 줄어든 것이 부끄러웠다. 그를 비틀어버린 오류들과 그를 기형으로 만든 충격들-스스로 가한 것과 외부에서 온 것 모두-이 부끄러웠다. 밀리선트 크레이머가 겪는 축소의 과정에 무시무시한 웅장함을 부여하는 것, 그리고 그것과 비교되어 자신의 황량함이 아주 작아 보이게 만드는 것은 물론 그녀가 겪는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이었다. 심지어 손자들의 사진, 할아버지 할머니가 보통 집 사방에 걸어놓고 있는 그런 사진들, 어쩌면 이 여자는 이제 그런 것도 안 볼지 몰라.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이제 통증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p96-97) 그의 생활에 딸 외에 다른 여자는 없었다. 딸은 매일 아침 출근 전에 반드시 전화를 했다. 그 전화가 아니면 그의 전화벨이 울리는 일은 거의 없었다. 첫 결혼에서 난 아들들의 호의는 이제 바라지도 않았다. 그들의 어머니나 그들의 기준에 따르면 그는 옳은 일을 한 적이 없었다. 이런 비난의 되풀이, 또 두 아들의 입장에서 읊어 대는 가족사에 저항하려면 상당한 전투성이 필요했는데, 그것은 이제 그의 무기고에서 사라지고 없는 것이었다. 전투성은 거대한 슬픔���로 바뀌었다. 긴 저녁의 외로움 때문에 아들에게 전화하고 싶은 유혹에 굴복하고 나면, 그 뒤에는 늘 슬픔이 찾아왔다. 슬프고 기진맥진했다. (p98) "내가 뭘 그렇게 잘못해서 당신이 나한테 이런 모욕을 주고 싶어한 걸까? 왜 모든 걸 흔들어놓고 싶었던 걸까? 그렇게 끔찍했어? 놀라서 말도 안 나올 지경이야. 어서 이 상태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잘 안 돼. 내가, 한 번도 당신을 의심해본 적이 없는 내가, 당신한테 뭘 물어볼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는 내가, 이제 당신 말은 한마디도 더 믿을 수 없게 됐어. 나는 당신이 다시 진실해질 수 있을 거라고 절대 믿을 수가 없어. 그래, 당신은 그 비서 일로 나한테 상처를 줬어. 하지만 난 입을 다물고 있었지. 당신은 내가 안다는 것도 몰랐지, 그렇지? 어때요, 알았어요?" "몰랐어." "내가 당신한테 내 생각을 감췄기 때문이야. 그런데 안타깝게도 나 자신한테는 감출 수가 없었어. 그런데 이제 그 덴마크 여자일로 또 상처를 주고, 거짓말로 나를 모욕했어. 이제는 내 생각을 감추지도 않을 거고, 입을 다물지도 않을 거야." (...) "뭐든지 견딜 수 있어." 피비가 그에게 말하고 있었다. "설령 신뢰가 깨져도 말이야. 솔직하게 말만 한다면. 그때는 다른 방식으로 인생의 파트너가 되겠지만, 그래도 파트너로 남는 건 가능하단 말이야. 하지만 거짓말이라니.... 거짓말은 정말 경멸스러운 방식으로 값싸게 다른 사람을 통제하려는 거야. 다른 사람이 불완전한 정보에 따라 행동하는 걸 지켜보는 거야. 다른 사람이 수모를 겪는 걸 지켜보는 거라고. 거짓말은 아주 흔하지만, 당하는 쪽이 되어보면, 그건 정말 경악스러운 거야. 당신 같은 거짓말쟁이들에게 배신을 당하는 사람들은 점점 많은 수모를 겪게 돼. 그러다보면 마침내 당신도 그 사람들을 전보다 하찮게 여길 수밖에 없어, 안 그래? 당신처럼 능숙하고 집요하고 사악한 거짓말쟁이들은 언젠가는 틀림없이 자신에게 심각한 한계가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거짓말을 하는 상대한테 그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게 될 거야. 아마 스스로 거짓말을 한다는 생각조차 못할 거야. 거짓말이 섹스도 안 하는 가여운 짝의 감정을 고려해주는 친절한 행동이라고 생각하겠지. 자기 거짓말이 미덕이고, 자기를 사랑하는 얼간이를 향한 관용의 행동이라고 생각할 거야. 하지만 이건 그냥 이거야. 빌어먹을 거짓말이라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빌어먹을 거짓말이란 말이야. 아, 이런 짓을 계속할 필요가 뭐가 이썽. 이런 일은 너무 잘 알려진 거잖아." 피비는 말했다. "남자는 결혼생활을 이어갈 뜨거운 마음이 식어버렸는데, 그런 뜨거움이 없으면 살 수가 없지. 아내는 실용적이지. 현실적이야. 그래, 뜨거움은 사라졌어. 아내도 나이가 들어 예전의 그 여자가 아니거든. 하지만 아내는 육체적 애정이 있는 걸로 충분해. 그냥 침대에 남편과 함께 있는 거. 아내는 남편을 안고, 남편은 아내를 안고. 육제척 애정, 부드러운 태도, 동지애, 친밀함.... 하지만 남편은 그걸 받아들일 수가 없어. 남자는 없으면 살 수가 엇거든. 그래, 하지만 이봐요, 당신은 이제 진짜로 없이 살게 될거예���. 많은 것이 없이 살게 될 거야. 없이 산다는 게 도대체 뭔지 제대로 알게 될 거야! 아, 제발 나한테서 떠나줘, 제발. 당신이 나에게 맡기고 나를 묶어놓으려는 그 역할을 견딜 수가 없어. 남편에게 거부당해 원한을 품고, 썩어빠진 질투심에 시달리는 애처로운 중년의 아내! 격분하고! 비위에 거슬리는 짓이나 하고! 아, 무엇보다도 바로 그것 때문에 당신이 싫어. 가버려, 이 집을 떠나. 그 착한 행동을 하는 사티로스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당신 꼴을 보고 있을 수가 없어! 당신은 나한테서 용서를 얻을 수 없어. 절대! 난 이제 날 가볍게 다루는 걸 두고 보지 않을 거니까! 떠나, 제발! 나 좀 혼자 있게 해달라고!" (p125-128) 연속된 전화 세 통 뒤에-그리고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일이지만 진부하기만 하고 쓸모는 없는 격려 발언을 늘어놓은 뒤에, 옛날의 에스프���를 소생시켜보려고 동료들의 삶의 기억들을 되살리고, 절망에 빠진 사람들이 힘을 얻어 삶의 마지막 가장자리에서 돌아오게 할 만한 것들을 찾아내 이야기를 하려고 노력한 뒤에-몇 시간 동안 그는 딸과 통화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딸은 피비와 함께 병원에 있었다. 그러나 그것으로는 모자랐다. 그는 어머니와 아버지와 전화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어 자신의 에스프리를 소생시키고 싶었다. 그러나 그가 알게 된 것은 삶의 종말이라는 피할 수 없는 맹공격이 가져온 결과 전체와 비교하자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가 긴 직장생활 동안 사귄 모든 사람의 괴로운 사투를 알았다면, 각각의 사람들의 후회와 상실과 인내가 담긴, 공포와 공황과 고립과 두려움이 담긴 고통스러운 이야기를 알았다면, 이제 그들이 떠나야 할 것, 한때 그들에게 생명과도 같았던 그 모든 것을 알았다면, 그들이 체계적으로 파괴되어가는 과정을 알았다면, 그는 하루 종일, 또는 밤늦도록 계속 전화기를 붙들고, 전화를 적어도 수백 통은 해야 했을 것이다. 노년은 전투가 아니다. 노년은 대학살이다. (p161-162) 자신이 없애버린 모든 것, 이렇다 할 이유도 없는 것 같은데 스스로 없애버린 모든 것, 더 심각한 일이지만, 자신의 모든 의도와는 반대로, 자신의 의지와는 반대로 없애버린 모든 것을 깨닫자, 자신에게 한 번도 가혹하지 않았던, 늘 그를 위로해주고 도와주었던 형에게 가혹했던 것을 깨닫자, 자신이 가족을 버린 것이 자식들에게 주었을 영향을 깨닫자, 자신이 이제 단지 신체적으로만 전에 원치 않았던 모습으로 쪼그라든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수치스럽게 깨닫자, 그는 주먹으로 가슴을 치기 시작했다. 그의 자책에 박자를 맞추어 쳤다. 심장제세동기를 불과 몇 센티미터 차이로 빗나갔다. 그 순간 그는 자신이 어디가 부족한지 랜디나 로니보다 훨씬 잘 알 수 있었다. 보통 냉정하던 이 사람은 마치 기도하는 광신자처럼 사납게 자기 가슴을 쳤다. 이 실수만이 아니라 자신의 모든 실수, 모든 뿌리 깊고, 멍청하고, 피할 수 없는 실수들로 인한 가책에 시달리다-자신의 비참한 한계 때문에 정신을 못차릴 지경이면서도, 마치 삶의 모든 파악할 수 없는 우연을 스스로 만들기라도 ��� 것처럼 행동하고 있었다-그는 큰 소리로 말했다. "심지어 하위도 없어! 이렇게 심지어 하위도 없이 끝이 나다니!" (p164-165) 인생에서 가장 혼란스럽고 강렬한 일이 죽음이기 때문입니다. 죽음은 정말 부당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일단 삶을 맛보고 나면 죽음은 전혀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나는 삶이 끝없이 계속된다고 생각해왔지요. 내심 그렇게 확신했습니다. (p175) 그들은 그저 뼈, 상자 속의 뼈일 뿐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뼈는 그의 뼈였다. 그는 그 뼈에 가능한 한 바짝 다가가 섰다. 그렇게 가까이 가면 그들과 연결이라도 될 것처럼, 미래를 잃은 데서 생겨난 고립감은 완화되고, 사라진 모든 것과 연결되기라도 할 것처럼. 그다음 한 시간 반 동안은 그 뼈들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처럼 여겨졌다. 돌보지 않아 쇠락해가는 묘지는 초라하기 짝이 없었지만, 그럼에도 중요한 것은 그 뼈들뿐이었다. 일단 그 뼈들과 함께 있게 되자 뼈를 떠날 수가 없었다. 뼈에게 말을 걸지 않을 수가 없었다. 뼈가 말을 하면 거기에 귀를 기울일 수 밖에 없었다. 그와 그 뼈들 사이에서 많은 일이 벌어졌다. 그와 아직 육신을 입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지금 벌어지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이 벌어졌다. 육신은 녹아 없어지지만, 뼈는 지속된다. 내세를 믿지 않고, 신은 허구이며 지금 이것이 자신의 유일한 삶이라는 사실을 의심의 여지 없이 믿고 있는 사람에게 뼈는 유일한 위로였다. 처음 만나던 시절의 젊은 피비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의 가장 깊은 기쁨은 이제 묘지에 있다고 해도 과히 지나치다 할 수는 없었다. 오직 이곳에서만 만족을 얻을 수 있었다. (p176) 뼈들이 해준 말 때문에 그는 기운이 솟았고 어떤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렵사리 가장 어두운 생각들을 이겨낸 것도 같은 역할을 했다. 거친 바다 저 멀리 100미터나 나간 곳에서 대서양의 큰 파도를 타고 해변까지 단숨에 들어오던 늘씬한 작은 어뢰처럼 상처 하나 없는 몸을 지닌 그 소년의 활력은 어떤 것으로도 꺼버릴 수 없었다. 아, 그 거침없음이여, 짠물과 살을 태우는 태양의 냄새여! 모든 곳을 뚫고 들어가던 한낮의 빛이여. 그는 생각했다. 여름의 매일매일 살아 있는 바다에서 타오르던 그 빛이여. 그것은 눈에 담을 수 있는, 엄청나게 크고 귀중한 보물이었다. 마치 아버지의 이름 머리글자가 새겨진 보석상 루페로 귀중하고 완벽한 행성 전체를 살피고 있는 것 같았다. 그의 고향을, 십억, 조, 천조 캐럿짜리 행성 지구를! 그는 쓰러지는 것과는 거리가 먼, 불길한 운명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느낌으로, 다시 충만해지기를 갈망하며 밑으로 내려갔지만, 결국 다시 깨어나지 못했다. 심장마비. 그는 이제 없었다. 있음에서 풀려나, 스스로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어디에도 없는 곳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처음부터 부려워하던 바로 그대로. (p187-188) - 필립 로스 , ' 에브리맨 ' 중에서

[muscle-tree]

미경의 번호

출근가방에서 누르스름한 봉투를 꺼냈다. 봉투는 손이 많이 탄 듯 구김이 가있고 군데군데 기름기가 배었다. 봉투엔 전날 밤 안주로 주문한 새우튀김이 들어있다. 취기가 올라 자리를 옮기기 전에 먹다 남은 새우튀김을 포장해 달라고 했다. 반찬으로 먹으면 되겠다고 하자 내말을 듣던 복이 직원을 불러 부탁을 한 것이다.

“죄송한데 저희가 포장은 따로 없어요.”

또래로 보이는 직원은 이상한 여섯 마디로 말끝을 흐리고 사과를 표했다. 포장을 따로 해드리지 않아요, 혹은 포장용품이 없어서 못해드려요, 라고 말하지 못할 이유는 없어 보였다. 그녀는 치우던 테이블에 있는 말라버린 고추 두어 개를 앞치마 주머니에 넣고 행주질에 몰두했다. 나는 그녀를 쳐다봤다. 두 손 가득 소주를 여섯 병씩 잡고 주방으로 들어갔다. 벌겋게 상기된 볼로 주방과 홀을 오가며 빈 소주병을 박스에 차곡차곡 정리했다. 포장을 부탁하는 손님들의 주문에 그때마다 그녀는 지금처럼 대답을 하곤 테이블을 닦았을 것이었다. 나는 멀리 가게 입구에서 행주질을 하는 그녀가 들을 수 있게 큰 소리로 알겠다고 말했다. 그녀는 고개를 아래위로 끄덕이고 규칙적으로 몸을 앞뒤로 움직이다가 옆 테이블로 행주를 옮겼다. 별 뜻 없이 내뱉은 존댓말로 손님을 대한들 그녀에게 이상할 건 아무것도 없었다. 손님이 흘려들으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나는 흘려듣지 못했다. 내가 일할 때 내뱉는 말들이 떠올랐다. 계산 도와드릴게요, 같은. 계산을 도울 수야 있지. 계산할게요, 라고 말하면 안 될 것 같아 극존칭으로 손님을 대하던 지난날이 떠올랐다.

“봉투 있나? 한번 볼게.”

옆에 앉은 복이 가방 앞주머니를 열어 뒤적이다가 딱 맞는 거 있다며 봉투를 내보였다. 그녀가 지방에 일하러 갈 때마다 종종 도시락으로 배를 달래는 모양이다. 한 손에 움켜쥔 오렌지를 내려놓고 반투명한 봉투를 내게 내밀었다.

“근데 여기에만 넣으면 좀 그러니까 잠깐만.”

나를 만나러 오기 전에 고속터미널에서 내린 그녀는 봉투를 내밀다 말곤 가방을 더 세세히 뒤적였다. 가방에는 씻는 용품과 얇은 침낭도 들어있었다. 오늘은 서울에 있다가 다음 날엔 마산에, 그 다음날엔 전주에 가 있었다. 복은 일주일에 세 번씩 지방을 다니며 예술대학에서 누드모델로 일했다. 가방에는 짐정리에 필요한 봉투가 많았다. 복이 건넨 봉투는 투명해서 들어있는 내용물이 보였다. 사람들 틈에서 새우튀김을 먹기엔 모양새가 조금 웃길 것 같았다. 야 이거 내일 일하러 가서 점심으로 먹으면 딱이네, 라는 복의 말에 나는 눈을 감았다. 눈을 감고 뜨는 게 쉽지 않았다. 점심으로 준비해 가는 김을 생각했다. 주황색의 반짝이고 바사삭 소리가 나는 비닐. 나의 점심엔 김이 빠지지 않았다. 김은 없어도 괜찮지만 없으면 굉장히 서운하고 아쉬운 마음이 드는 그런 반찬이었다. 찬밥에 한 장 감아 먹을 뿐인데 소금간이 찬밥이랑 어우러져 맨밥을 먹는 것 보다 훨씬 맛있었다. 김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입 언저리에 고인 침에서도 그 맛의 차이가 느껴졌다. 일터인 집하장 내에는 구내식당이 없었다. 집하장 근처 다른 회사와 같이 쓰는 식당까지는 10분 남짓 걸어야 했다. 건물 8층에 위치한 식당은 수용해야 하는 인원보다 현저히 좁았고 주방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몰리는 인원을 감당할 ���력이 없는 것 같았다. 엘리베이터가 온다고 바로 탈 수 있지도 않았다. 이모나 아저씨들이 공권력을 휘두르는 것처럼 이젠 닫혀야 하는 엘리베이터 문을 열어젖혔다. 그들을 제재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제아무리 일한 지 오래 된 사람이라도 일터를 나와 식당에서는 한참 아래 꼬까신 신은 아이마냥 대했다. 이모와 아저씨들 중에는 낯빛이 어두운 사람들이 많았다. 거 뒤에 거기요 거기, 붙어봐 좀. 거기 자리 있네! 같이 밥 좀 먹읍시다 예? 나도 빨리 올라가려면 선제공격을 해야 했지만 자신이 없었다. 이들이 식당으로 올라가 새치기를 하지 말란 법이 없었다. 앞에 서있는 수많은 무리들 틈에 끼여 언제 왔냐는 듯 줄을 서버리면 뒤에 있는 사람들은 혀를 말아 입을 꾹 다물었다. 집하장에서 식당 가는 길에 기다려야 하는 신호등은 10분 남짓,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시간 5분, 식당이 있는 8층에서 또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게 10분, 총 25분이 지나야 자리를 앉을 수 있었지만 이마저도 밥 먹는 시간이 10분을 넘기지 못했다. 갈색의 양념이 흰밥에 가닿아 묻은 돈가스 접시를 받았지만 다 먹은 적이 없었다. 집하장으로 돌아가야 하는 시간이 있으니까. 내려가는 엘리베이터는 그나마 괜찮았다. 그런데 이마저도 식사시간을 10분 단축해 50분으로 줄인 이후엔 그 한 입을 먹으러 식당까지 가는 거리가 말도 안 되는 일이 되어버렸다. 점심시간을 줄인 이유는 일의 효율을 위해서라고, 엘리베이터 옆에 붙어있는 공문을 통해 알게 되었다. 8개 이상 옷을 껴입어 하의보다 몇 배는 비대해진 윗옷에 마스크를 끼고 종종걸음으로 식당에 도착해도 매번 매끼, 추위가 풀리기 전에 다시 집하장으로 향해야 했다. 나는 도시락을 싸서 다니기 시작했다. 식당가는 길에 뛰어가는 사람들 속에서 걷는 건 신간 편하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그건 알량한 자존심 같은 것이었다. 그런 와중에 큼지막한 새우튀김은 눅눅해지고 말 것도 없이 오히려 자존심을 부리고 싶지 않게 만드는 것이었다. 멀리서도 찾아오고 싶게 만드는 이 안주거리는 눅눅해져도 반찬으로 먹기에 편의점 음식보다 나았다. 매번 가격을 고민하며 먹어야 해서 삼각김밥에 제일 큰 1500원 짜리 초코우유로 배고픔을 달래곤 했다. 이번엔 가방 뒷주머니를 뒤적이던 복이 다른 봉투를 내밀었다. 누르스름한 종이 봉투였다. 이거면 좀 낫지? 나는 새우튀김을 넣으려고 젓가락을 들었다. 술을 마셔서 손가락이 말을 듣지 않았다. 복이 봉투를 밀봉하고 계산을 했다. 내가 일할 때 덜 불안해 보인다고 그녀가 말했다. 오늘은 오전 8시부터 밤 10시까지 일하고 일당 98,750원을 받게 되었다. 수요일마다 받는 주급에 몇 만원이 더 보태진다는 생각에 술이 조금 더 달게 느껴졌다.

떠진 눈으로 무심코 핸드폰을 화면을 봤다. 오전 일곱 시. 나는 생각보다 늦게 눈이 떠졌고 생각보다 힘들게 몸을 일으켰다. 아무렇게나 벗어둔 옷들이 방바닥을 차지하고 있었다. 제���대로 벗어 재낀 옷 사이에서 집어든 브래지어를 대충 두르고 얇은 나시를 입었다. 반팔, 내복, 또 반팔을 차례로 입고 긴팔을 입었다. 얇은 옷을 겹쳐서 있으면 더 따뜻하다고 주워들었다. 가짓수는 많지만 정작 배가 차지 않는 식사처럼 껴입어도 뼈가 춥고 오한이 들었다. 꽁꽁 얼어 녹지 않을 영원성이 집하장 내부에 연기처럼 감돌았다. 적어도 봄이 오기 전까진 그랬다. 침대에 걸터앉은 엉덩이를 들었다. 오늘은 머리 감으려고 했는데.

언제부터인지 모르겠다. 나는 집하장에 제일 먼저 도착해 대기했다. 일하기 1시간 30분 전부터 대기를 한다는 것은, 누구보다 빠르게 도착해 그 날도 무사히 일을 할 수 있음을 의미했다. 아침에 일어나 일터로 향하는 발걸음은 조금만 더 일찍 왔더라면, 하고 스스로를 재촉하는 나무람의 연속이었다. 언젠가 일터에 도착했지만 그 날 일을 하지 못하고 돌아가야 했다. 내 앞에 사람이 마지막으로 그날 인원이 충족되어 내가 잘린 거였다. 이곳의 출근 환경에 익숙해지기 전까지 나는 사물함을 사용할 생각은 커녕 도착과 동시에 줄부터 섰다. 일용직이 일하기 위한 방도는 이러한 것이었다. 아침마다 잘려서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사람들 중에는 화를 내는 사람도 더러 있었다. 왜 미리 문자를 주지 않았냐, 여기까지 와서 못한다는 게 말이 되냐, 문자 한 통 주는 게 그렇게 어렵냐. 그러나 이런 환경에 불만을 재기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지각한 사람들이 없어도 이들의 자리를 다른 누군가로 곧바로 채울 수 있었다. 추위에 일하러 나온 것을 대단하다 여길 사람도 없었다. 등신, 지가 늦었으면서 난리네, 하며 욕하는 사람이 더 많았다. 일용직 수백에 비교도 되지 않게 사물함은 20여개 남짓이었다. 300명은 족히 오는 것 같은데. 아직 텅 비어있는 사물함에 가방을 내려놓았다. 오늘도 내가 일등이다. 새우튀김이 들어있는 봉투를 꺼냈다. 새우튀김을 다른 사람이 본다면 민망할 것 같았다. 차가운 손에 뜨거운 커피를 들고 마셔야 할 것 같지만 내가 꺼낸 것은 이미 차게 식은 새우튀김이다. 보는 눈이 없는 지금 먹어야 천천히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새우튀김을 봉투에서 반쯤 꺼내 베어 물었다. 기름기가 입 안 가득 새며들었다. 살보다 튀김 가루가 더 씹혔지만 허기진 배를 달래는데 이보다 고소하게 느껴지는 건 없었다. 출근을 체크하는 언니오빠들이 발목까지 내려오는 기다란 패딩을 입고 마스크를 끼고 하나 둘 집하장으로 들어왔다. 나는 마지막 한 입 남은 새우튀김의 꼬리를 씹어 목구멍으로 넘겼다. 표정 없는 그들도 하나 둘 발걸음을 재촉하며 줄을 서기 시작했다. 일용직이 출근을 확정받기 위해 꼭 서야 하는 줄은 점점 길어져 일자였다가 옆으로 늘어졌다. 늘어진 줄에 서있는 사람들은 어쩌면 오늘 인원에서 제외가 될 확률이 많았다. 집하장은 갈수록 일용직을 줄였다. 나뭇가지에 움튼 새싹이 많아질수록 집하장에서 일할 수 있는 인원은 줄어만 갔다.

출근을 체크하는 언니오빠들도 비정규직이라서 다른 공장을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말이 그런 것인지 나 같이 일용직을 위로하기 위한 말인지 속내를 알 수는 없었다. 그러나 이들은 느지막이 와도 일등으로 줄 서는 나보다 명단에 제일 먼저 이름을 올렸다. 아침에 일어나면서 느낄 수밖에 없는 불안함을 이들은 느끼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같은 비정규직이지만 소속된 집단이 있고 없고의 차이를 만들었다. 한 달에 오 만 원 가량을 수고비로 받기도 했지만 이는 현저히 적게 받는 액수라고 했다. 아침마다 여기에 서있으면 발이 꽁꽁 얼어서 아무리 두꺼운 신발을 신어도 살갗이 찢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아무리 봐도 그냥 하는 말인 것 같았다. 항상 집하장에 맨 처음으로 도착하는 나는 그럭저럭 버틸만했기 때문이다. 그들의 말에 웃으면서 고객을 끄덕였다.

30분을 더 기다려 반장님을 마주했다. 반장님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내 오른쪽 팔을 앞으 로 끌어당겼다. 그녀와 나의 인사는 이렇듯 입으로 뱉어지지 않았다. 반장님은 나를 앞으로 끌어당기면서 빠르게 내 뒤와 옆에 서있는 사람을 물색했다. 그러곤 앞줄부터 늘어서 있는 뒷줄까지 눈으로 재빠르게 훔쳤다. 원래 같이 일하던 일용직이 보이지 않으면 어머 왜 안 오셨지, 하고 혼잣말을 넌지시 하기도 했다. 처음 오는 사람보다 꾸준히 왔던 사람과 일하는 게 더 수월한 건 사실이었다. 그럼에도 오지 않은 사람의 빈자리는 금방 다른 사람으로 메꿔졌다. 일용직이 갑자기 보이지 않는 것도 흔한 일이었다. 나오지 않은 사람을 향해 반장님이 각자의 사정을 물을 이유도 시간도 없었다. 일용직은 이름으로 불리지 않았다. 단기번호 243. 내 이름은 여기서 단기번호 243이다. 반장님은 한 손에 다 잡기 어려울 만큼 많은 송장을 내 손에 쥐어줬다. 반장님이 맡고 있는 4층은 숨어서 몰래 졸아도 모를 크기였고 수 천 가지 애완동물의 물건으로 채워져 있었다. 단기번호 243인 나는 오늘도 무사히 4층으로 올라가서 일을 하게 되었다. 그곳에 미경이 있다.

체구가 157센치 정도 되었던 것 같다. 검정색 운동화가 많이 작았다. 내가 옆에 서면 얼굴 두 개가 더 있어야지 눈높이가 같아졌다. 미경의 카트엔 언제나 기다란 박스 안에 수십 가지 애완동물의 물건 위로 송장이 착착 붙어 있었다. 그녀는 꼼꼼했고 신경이 빨랐으며 두 세 사람이 할 몫을 혼자서 하곤 했다. 처음 온 사람들이 찾기 어려운 송장을 가져가도록 보고만 있지 않았다. 짧은 대화도 없이 두 세 개의 주문건만 있는 간단한 송장을 팔을 뻗어 손에 쥐어줄 뿐이었다. 빨리빨리 하는 것보다 꼼꼼하고 정확하게 하는 게 제일 중요해요. 예? 우리 층은 잘 안 부르니까. 걱정하지 말고. 정확하게 하셔야 해요. 예? 아시겠죠? 반장님이 대답을 원한 건 아니겠지만 몇 번이고 연거푸 했던 말을 반복했다. 미경에겐 늘 복잡한 송장이 주어졌다. 한 송장 당 12가지 이상 되는 물건이 적혀 있어 복잡한 송장이라고 불렀다.

2층에는 전 층으로 방송을 하는 중앙센터가 있다. 중앙센터 직원들은 주황색 조끼를 입었는데 반장 이상의 직급을 달고 있거나 정규직인 사람들이 입었다. 멀리서도 또렷한 색깔로 반짝여서 눈을 감으면 형광 주황색이 번뜩이며 떠다녔다. 이들은 매분 매시간 각 단기번호마다 할당량을 체크하고 규칙미달인 사람을 방송으로 불러 모았다. 한 시간에 30개 이상 40개 미만의 송장을 처리하는 게 이곳의 규칙이었다. 할당량이 미달인 번호가 중앙센터에서 전 층으로 퍼져나갈 때 방송으로 들리는 목소리에 안타까운 어조가 느껴졌다. 집으로 돌려보낼 수밖에 없다는 말이 실은 경고를 알리는 방송이기도 했다. 이는 건조하지만 나름 예의를 갖춘 말이었다. 몇 차례 반복되어 호명되는 번호는 나중에는 실명까지 거론이 되었고 당장 내려오라는 엄포로 바뀌었다. 방송하는 사람은 두 명이었는데 a는 b보다 더 예의를 갖췄지만 주파수가 맞지 않는 라디오 소리처럼 소음을 동반했다. 침을 꼴깍이면서 말을 자꾸 더듬어 그렇지 않아도 지직거리는 스피커에 잡음을 실어 방송했다. 아침댓바람부터 식탁에서 호통을 치는 아버지의 고함 소리를 연상케 했다. 침을 삼키는 소리가 잘 들렸고 침을 튀기듯 말하는 다소 정돈이 되지 않는 목소리였다. 우리에 갇힌 돼지의 소리처럼 들릴 때도 있었다. 집하장 구석에 위치한 직사각형의 스피커는 찢어버리고 싶은 충동을 일으켰다. 나는 할당량을 체크하는 방송을 들을 때마다 겉옷에 붙어 있는 내 번호를 유심히 들여다봤다. 나를 부르면 재빨리 내려가서 안쓰러운 표정을 짓기 위해서였다.

4층에 처음 온 사람들의 눈동자가 이리저리로 흔들렸다. 이들 중에는 집하장이 처음인 사람도 있었고 다른 층에서 일하다 오늘 반장님 눈에 띄어 4층으로 올라온 사람도 있었다. 다른 층에서 일했다면 송장이 분류되는 방식은 알겠지만 역시 적응을 하는데 하루 이상은 시간이 필요했다. 조회시간에 시간이 남으면 레일에 태우는 박스를 미리 포장하곤 했다. 1호부터 30호까지 다양한 크기로 분류가 되었고 이 중에서 27호의 크기가 제일 컸다. 27호에 동물용 사료가 포장이 되어 고객에게 발송되었다. 사료는 20키로그램을 웃돌아 레일에 태울 때마다 조심해야 했다. 사료가 워낙 무거워 움직이는 레일 위에서 멈추기라도 하면 큰일이니까. 반장님은 항시 레일을 점검했다. 발걸음이 빨라 유달리 더 분주해 보이는 반장님 옆엔 늘 미경이 있었다. 그녀는 다른 이모들처럼 웃지 않았고 짧은 대화에도 잘 끼지 않았다. 이모들이 몸을 풀면서 보온병에 담아온 음료를 마시고 있을 때 미경은 송장을 분류했다. O, P, Q, R, S, T, U. S존과 T존은 적응하기 전까지 물건 찾기가 유난히 헷갈리는 구역이었다. 미경은 나에게 무거운 사료를 들지 못하게 그런 주문이 없는 송장을 주었고, 내가 마음대로 가져가려고 하면 막아섰다. 그마저도 그녀의 말은 아아, 잠깐만 이거 이거, 라고 말하는 게 전부였다. 미경은 정규직은 아닌 것 같았지만 그녀쯤 되는 짬이면 방송에서 부르지 않았다. 아마 계약직인 모양이었다. 방송으로 불려간 사람들에겐 강제 귀가 조치가 내려졌다. 갈 때 간다고 인사도 하지 못하고 그저 내려갔다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이 부지기수였다. 내가 몇 주를 거듭 나오자 어느 날 그녀는 레일에서 박스를 포장하다가 말을 걸어왔다. 여기서 일하는 거 힘들지 않아요? 그녀는 자신보다 한참 어린 사람에게도 ���게 말을 놓지 않았다. 두어 번의 대화가 오가고 난 후 나 말 놓아도 되겠지요, 하고 물어왔다.

“언제부터 여기서 일 하신 거예요?”

혀를 입 안에서 굴리고 있는 것처럼 볼이 팽팽해진 그녀는 평소 볼이 푹 패여 있었다. 침이 고인 입술을 오물거리며 3년 다 되어간다고 말했다. 그녀는 일하다보니 지금까지 있게 된 거라고 했다. 눅눅한 더위엔 아무것도 약이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내 번호는 158이었어. 미경은 내가 그녀를 처음 보았을 때부터 눈에 띄었다. 항상 진초록에 종아리까지 내려오는 점퍼의 길이는 아담한 그녀의 체구보다 커보였고, 그녀는 그런 점퍼에 쏘옥 들어가 있는 것 같았다. 허연 얼굴과 숱이 없는 눈썹엔 화장기가 없었다. 입을 앙 다물어 마치 안쪽 입술을 치아로 꽈악 물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그런 그녀의 목엔 어느 명품 브랜드의 무늬가 일정하게 놓여있는 갈색의 목도리가 항상 둘러져 있었다. 얇고 짧은 머리칼을 묶어서 흘러내리지 않았지만, 옆머리는 항상 그녀의 턱 옆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옆머리에 핀이라도 해주고 싶다 여겨질 때면 신기하게도 다음날 핀을 하고 나타났다. 딸의 머리핀을 대신하고 나온 것 같진 않았다. 그녀에게 남편이 있을 것 같지도, 자식이 있을 것 같지도 않았다. 아무래도 내가 보기엔 미혼인 것 같았다. 다른 사람이 쉬려고 할 때 미경은 내가 나올게 그럼, 하고 휴무를 바꿔주었고 집안행사가 있는 이모들이 으레 미안해하는 부탁을 거의 다 들어주었다.

미경의 입술이 맞물리며 저 아래서부터 나오는 으어, 와 같은 소리는 여름이면 달궈진 철 레일의 뜨거움을 피부로 막 느꼈을 때 터져 나오는 신음인 것 같았다. 여기는 겨울엔 춥고 여름엔 더워. 그녀가 도무지 더워서 살 수가 없어, 라고 말 한 다음날 귀 두 쪽 뒤로 머리칼을 넘겨 핀을 하고 나타났다. 내가 이모라 부르는 그녀들이 어머 미경이 머리 넘겼네, 입술도 바르고. 오늘 어디 가? 물으면 미경은 머쓱한 표정을 숨기면서 아무런 표정을 짓지 않았다. 미경은 지을 표정이 딱히 없는 것 같았다. 평소에도 웃는 모습을 좀처럼 볼 수 없었고 그래서 우는 모습은 내가 볼 수 있는 것 바깥에 있는, 내가 모르는 그녀의 모습이었다. 어쩌면 웃거나 울거나 하는 상황이 없는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미경은 내가 이모라고 부르는 그녀들을 언니라고 부르며 따랐다.

4층에서 일하는 너덧 명의 이모들은 하나같이 팔에 토시를 꼈다. 높이 있는 물건을 잡아서 내릴 때 옷에 먼지가 묻지 않기 위해서였다. 높은 곳에 있는 물건은 사다리 없이 손이 닿는 물건보다 훨씬 비대했다. 물건을 싸고 있는 봉투도 그만큼 컸다. 봉투가 커질수록 이고 있는 먼지도 많았다. 며칠 지나지 않아 나도 마스크를 끼고 일하기 시작했다. 이모들은 토시뿐 아니라 하얀색의 투명한 재질로 된 가방을 옆구리에 끼고 다녔다. 이모들이 똑같은 가방을 가지고 다니기에 의아했는데 집하장의 지침이라고 했다. 도난 사건이 비일비재해져 투명하고 옆구리에 끼고 다니기 알맞은 크기의 가방이 아니면 가지고 들어갈 수 없게 되었다고 했다. 엘리베이터에 붙은 회색빛의 영상화면과 도난사건을 수사 중이라는 경고문의 종이가 떠올랐다. 이모들은 퇴근을 하면서 두 짝의 토시를 탁탁 털고 반으로 접어 투명한 가방에 넣었다. 미경은 그런 이모들 사이에서 토시도 하지 않았고 마스크도 끼지 않았다. 이모들이 토시를 반으로 접어 가방에 넣는 것처럼 미경이 표정을 가지런히 반으로 접어 어딘가에 넣어두는 것 같았다.

퇴근길에 신호등을 기다리고 있으면 옆에 선 이모들의 저녁거리 이야기가 들려왔다. 그럴 땐 이어폰 소리를 작게 줄여 이모들과 같이 있는 미경이 무슨 얘기를 꺼내는지 들으려 했지만 그녀는 입을 열지 않았다. 나는 미경이 미혼인지 기혼인지 눈치로도 챌 수가 없었다. 옆에서 들리는 대화에서 미경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고 그녀가 작게 내뱉는 웃음소리만 가끔 들릴 뿐이었다. 이모들이 집안 경조사나 남편 이야기를 꺼낼 때 들리는 낮은 웃음소리. 아침마다 붉기 있는 립스틱을 바르고 점퍼 주머니에 양 손을 쑤셔 넣고, 앙 다문 입을 목도리 안에 감추고 나오는 미경의 모습이 내 아침을 알리고, 일의 시작을 알렸다. 그런 미경의 곁에는 미애가 있었다.

얘 미경아 오늘은 미경이가 이거 해. 내가 4층에 처음 올라갔을 때 반장님은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때부터 나는 미경의 이름을 마음속으로 불렀다. 미경은 반장님의 팔꿈치를 스윽 한 번 주무르면서 수북이 쌓인 송장 앞에 섰다. 그 옆에선 반장님이 컴퓨터 전원 ��튼을 누르고 비밀번호를 입력할 준비를 했다. 송장 바코드를 찍는 웹사이트에 각 층 반장의 실명과 고유번호를 입력해야 했다. 고미애2148653. 반장의 이름이 미애였다. 고미애.

오층까지 있는 집하장은 층수는 높지 않지만 물류센터인 만큼 규모가 방대했다. 일층이 살갗이 찢어지는 추위를 감내해야 하는 곳이라면 위로 올라갈수록 덜 추웠다. 그렇다 해도 일층이 워낙 추워서 그렇지 다른 층들도 추위를 감내해야 하는 건 똑같았다. 천장 크기에 비해 턱 없이 작은 난방기 몇 대를 단다고 해서 찬 공기가 따뜻하게 데워져 스산한 공기가 순환할 것 같지 않았다. 그럴 여력이 있는 집하장이 아니었다. 시멘트가 노출되어 있는 천장엔 대형 선풍기 날개가 크게 달려 있었다. 이 날개는 규칙적으로 돌며 바람을 만들었다. 여기 밑에 서있으면 추운 바람에 몸이 움츠러들어 바람을 피해 서 있고는 했다. 하루에 3만보씩 걸어 안에 입은 반팔과 나시가 땀에 절고 식어갈 즈음 여기를 지나면 온몸이 바르르 떨렸다. 조회시간에 가만히 서 있다가 새로 들어온 사람들이 숙지해야 하는 사항을 내가 알려주기도 했다. 나는 천장에 달린 대형 날개를 바라보다 사람들에게 눈을 돌렸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을 하러 온 사람들에게도 적응기는 필요했다. 저 대형 날개 아래는 많이 추우니까 옷을 껴입고 오세요,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오늘 이후에 다시는 보지 않을 사람들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말하지 않았다. 당연히 헷갈리실 거예요. 저도 처음에는 그랬어요. 모르는 건 꼭 주변 사람들한테 물어보세요. 레일 주변에선 조심하셔야 해요. 목에 두른 목도리나 스카프 같은 거요. 나는 덧붙였다.

철 레일에는 송장이 붙은 박스가 간이로 포장이 되어 올려졌다. 하루에 3만보를 걸으며 일을 하면 내가 걷고 있는 것인지 내 발이 나를 ��게 하는 것인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레일은 24시간 꺼지지 않고 가동이 되어야 했다. 레일이 멈추면 반장을 포함해 직급 있는 사람들 너덧 명이 수십 미터에 달하는 레일로 달려갔다. 레일이 멈추면 아래층 레일도 그 아래층 레일도 멈추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일을 지시하는 반장보다 더 직급이 높은 사람들이 가만히 있질 않았다. 반장님은 휴무도 제대로 쓰지 않고 일을 했다. 일 년에 몇 번 있는 연차도 쓰지 않아 매년 그냥 날린다고 했다. 휴무를 줘도 반납하고 안 써. 싱글맘이라 그런지, 쌍둥이를 키워서 그런지 아파도 아픈 티를 안보여. 미경이 이렇게 말 할 때 나는 미경은요? 하고 속으로 되물었다. 반장님이 거칠고 붉은 머리칼을 휘날리며 멈춘 레일에 달려갈 때 나도 모르게 희열을 느꼈다. 아니, 레일이 멈추면 누가 말을 해야 할 거 아니야. 여기 다들 걸어서 다니면서 이런 걸 못 봐? 도대체 의식들이 하나도 없어. 여기선 다들 없어선 안 되는 존재라고 하지만, 없길 바라는 눈치가 참 많아. 미경은 그렇게 말하면서 반장님을 지그시 바라봤다. 레일이 멈춰도 당황하는 사람은 몇 없었다. 직급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차이일까. 미경과 점심을 같이 먹은 날 식당으로 걸어가는 길에 봄의 냄새를 맡았다.

점심시간을 알리는 방송이 나오기 전에 반장님은 점심쿠폰을 나눠줬다. 여기 시시티비 있으니까 꼭 레일이 꺼지면 계단 내려가셔야 해요. 안 그러면 방송해요. 그리고 일찍 내려오면 밑에서 되게 싫어하니까요, 꼭 레일이 꺼지면 내려가셔야 해요. 아셨죠? 촉박한 점심시간을 십분 더 줄인 이후에 사람들은 너나할 것 없이 더 바쁘게 움직였다. 점심시간을 알리는 오후 한 시 정각에 레일이 꺼졌다. 2층이나 3층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그나마 낮은 층이라 야외로 나가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지만 4층과 5층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상황은 달랐다. 한 층에만 수십 명씩 두 층이면 백여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한 대 밖에 없는 엘리베이터나 계단을 이용하면 시간이 곱절 걸렸다. 레일이 꺼지기 전에 계단 층계를 내려가는 건 집하장에 존재하는 위법사항이었다. 레일이 꺼지기 전까지 자리에서 벗어나 무단으로 이탈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다시 말씀드립니다. 레일이 꺼지기 전까지 자리에서 이탈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점심시간이 다가올 무렵에 늘 방송이 흘러나와 집하장 전체에 퍼졌다. 집하장 전 층에 물건과 박스가 빼곡하게 쌓여 있었다. 이렇게 규모가 큰 집하장의 계단은 사람 4명이 한 줄로 서면 공간이 남지 않았다. 이곳에 밀집한 수백의 사람들은 집하장에 불이라도 난다면 그대로 닭구이나 오리구이가 될 게 보지 않아도 뻔했다. 아니면 질식해 죽거나. 나는 미경이 일했을 3년의 시간을 생각했다. 피부로 느껴지지 않았다. 가닿지 않을 죽음, 가닿지 않은 죽음, 죽음보다 와 닿는 피로와 수북이 쌓인 송장이 그녀에겐 더 현실이었고 반장님에겐 평생의 일감이었다. 주황색 조끼와 맞바꾼 목숨이란 말은 거창한 게 아닐지 모른다.

지하철역으로 향하는 퇴근길에 어느덧 만개한 벚꽃나무 아래로 몰려든 사람들이 보였다. 좀처럼 모습을 보일 것 같지 않았던 벚꽃 잎이 바람에 떨어지고 있었다. 나는 그런 사람들 사이로 음악을 들으며 걸어��다. 그때 핸드폰을 위로 치켜들고 벚꽃나무를 찍는 뒷모습을 보았다. 진초록색의 점퍼였다. 미경이 집하장에서 팔을 뻗어 물건을 내리는 모습만 보았던 나는 그녀의 몇 미터 뒤에서 조용히 핸드폰을 들었다. 새하얀 벚꽃 아래 서있는 뒷모습이 저만치 걸어가 멀어질 때까지 나는 가만히 서 있었다. 언젠가 그녀에게 이 사진을 보여주고 싶었다. 멀어지는 미경의 뒷모습에 아까 집하장에서 내게 건넨 말이 떠올랐다. 내일도 나오니?

일용직이 다음날도 출근하기 위해서는 출근확인 문자를 답장으로 받아야 했다. 출근할 날짜와 이름을 담당자의 번호로 보내고 내가 순위 안에 들면 보통 오후 4시 전에 확정문자가 왔다. 문자를 1분이라도 늦게 보내면 출근이 가능한 인원에 뽑히지 않을 수도 있었다. 일한지 수개월이 지났지만 11시만 되면 긴장을 했다. 미리 문자를 준비하고 11시 정각에 문자를 보냈다고 해서 다음날 일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출근 확정 문자를 받아도 확정이 아니라는 말이다. 다음날 정해진 인원수 안에 들어야 비로소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신통치 않은 이곳의 근무요건의 제일 중요한 요소는 집요하게 물고 늘어질 끈기였다. 그 날 일을 잘리지 않는 다는 건 이런 의미다. 11시가 되기 전에 미리 문자를 준비해 핸드폰 화면을 켜놓고 주머니에 넣어 놓아도 마음은 진정이 되질 않았다. 미경이 말했다. 그래도 정직원은 하지 마요. 아직 젊잖아. 지금부터 여기에 올 필요는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전에 나한테 그랬죠. 어디에 가보고 싶다고? 그 가고 싶다는 데로 가세요. 벌써부터 여기에 오지 마. 많이 봐. 여기 사람들 봐. 나는 그 표정을 보고 싶지가 않아서 더 목을 숙이고 다녔어. 여기 사람들 표정을 닮지 마.

어스름한 저녁이 점점 끝물로 사라지고 여름 밤 냄새가 맡아질 무렵 여러 달이 바뀌고 매미가 울었다. 출근 문자를 보내도 답장 오는 날이 점점 줄어갔다. 4층에도 인원이 줄어든 것 같았다. 반장님이 보이지 않을 땐 휴무라고 생각했다. 그간 이곳으로 출근하면서 이틀 연속으로 휴무를 썼던 반장님의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내 손에 수북이 쌓인 송장을 건네주던 누런 손은 어제오늘 다른 층의 반장이었다. 어제 임시로 우리 층에 온 반장은 오늘도 와서 인원을 체크했다. 어제도 일하셨죠? 나를 알아본 다른 층 반장이 송장을 건넸다. 송장 분류 좀 해주세요. 반장님은요? 다른 층 반장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정말로 모르는 것 같았다. 나는 송장으로 눈을 돌렸다. 반장님은 삼일이 지나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언제나처럼 그 붉고 기름기 빠진 머리칼이 보일 것 같은데 오늘도 보이지 없었다. 그간 새로운 일용직 몇 명이 새 번호를 달고 다른 사람들의 빈자리를 채웠다. 반장님은요? 미경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 목소리를 들었을 다른 이모들도 대답하지 않았다. 주변을 둘러보니 반장님의 물건은 그대로였다. 그녀가 쓰던 볼펜, 일회용 컵과 우리에게 간간이 나눠주던 핫팩도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대신 그녀의 온기가 점점 사라짐을 느꼈다. 레일이 켜지지 않을 때 더 크게 들리는 대형 선풍기의 바람소리가 요 며칠 더 크게 느껴졌다. 미애 반장님의 공기가 대형 선풍기 바람에 흩날려서 어디론가 사라진 것 같았다.

집하장은 비수기가 되어 뽑는 인원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다음 날 출근 확정문자가 오지 않으면 집에 가는 길에 반장님에게 그 다음날 봬요, 라고 인사하고 퇴근했었다. 그러나 그 다음날이 진짜로 올지 오지 않을지 알 수 없었다. 그렇게 미경과 나는 헤어졌다. 마지막 인사도 하지 못한 채로. 언젠가 미경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벚꽃나무를 찍던 뒷모습도 보여주지 못했다. 이모의 뒷모습이에요, 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나는 미경에게 미애 반장님에 대한 소식을 물어보지 않았다. 그래선 안 될 것 같았다. 마치 없었던 사람인 것처럼 반장님에 대해선 어느 누구도 모르는 것처럼 나는 그곳에서 사라졌다.

음악 두어 곡을 들었을까. 버스가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또 서너 곡의 음악을 흘려보냈지만 차들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 창 밖에 경찰차가 보였다. 버스가 간신히 움직였다. 신호등 앞에 구급차, 주변을 메우고 있는 행인들이 보였다. 사고가 크게 나서 배달을 하던 알바생이 죽었단 말소리가 들렸던 장소였다. 몇 년 만에 또 사고가 났다고 생각하고 버스가 움직이길 기다렸다. 직진하는 버스에서 신호등이 보이는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렸을 때 도보 쪽으로 넘어져 있는 무언가를 보았다. 버스는 급하게 직진했다. 내 시야에 들어온 그 무언가는 유명한 피자 브랜드의 배달 오토바이였다. 나는 미경이 흥얼거리던 노래를 찾았다. 내 귀엔 중앙방송에서 번호를 부르던, 시퍼렇게 살아있는 목소리가 생경하게 들린다.

“아아, 단기번호, 단기번호 158, 단기번호 158은 지금 바로 2층 중앙으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지금 호명하는 분들은 한 시간 동안 집품갯수가 서른 개 미만인 사람들입니다. 두 번째로 또 호명되는 분들은 체크하여 또 다시 호명이 되면 집으로 돌려보낼 수밖에 없습니다. 아 아, 단기번호 245, 단기번호 238, 단기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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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tayseek-blog]

당신이 구원 받았다면 더 이상 당신 마음대로 시간을 쓸 수 있는 <당신 자신의 것>은 다신 존재 않는다(그대신 주님 것은 다 내것). 이 구원의 가장 기본되는 사실을 오늘날 듣지 못한다

[koreatree0115]

겨울이 온다-입동(立冬)

시간은 잘도 흘러 벌써 겨울의 초입이다. 날씨는 포근한 기운이지만 그래도 절기로 입동이 오고야 말았다. HBO에서 제작한 인기 드라마 ‘왕자의 게임’에서 모든 이야기는 하나의 계절로 달려가고 있다. “Winter is coming.”-겨울이 오고 있다. 

겨울은 봄부터 시작된 노동이 가을 추수로 끝나고 기나긴 겨울을 추수한 작물로 연명하며 보내야 할 계절이다. 무료하지만, 절대 만만하게 볼 수 없는 계절로 살을 베는 듯한 매서운 추위와 발가락을 터지게 하는 동장군을 맞아야 한다. 겨울을 준비없이 맞이하는 건 죽음의 날짜를 받아놓은 것과 다름 없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계절에 대한 대비야 수만년을 이어온 유전자 속에 담겨 있고, 과학기술의 발달로 한겨울에도 열대의 과일을 맛볼 수 있는 요줌이니 겨울나기가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하지만 진짜 겨울은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법. 냉랭한 바람이 가슴을 훑고 있는 요즘이다. 누구보다 내 짝의 가슴에 찬바람이 가득해 입 밖으로 끊임없이 튀어 나온다. 병원이나 약국의 진단과 처방이래 봐야 일차원적인 증상에 대한 대처일뿐, 정작 마음에 들어찬 찬바람을 어찌하기는 어렵다. 

부디 잘 이겨내고 다시 마음 안에 따뜻한 기운이 가득차기를 기원해 보며, 오늘도 살포시 쓰다듬고 안아 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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