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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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기엔 케라스와 앙상블 레조난츠 공연. 이날 서울에서 여러 공연이 있었지만, 당연히 나는 케라스와 레조난츠를 선택하고 결과도 너무 흡족하고 좋았던 공연이었다. 일단 항상 느껴왔지만, 그냥 가만히 있어도 긍정적이고 즐거운 기운을 전달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 장 기엔 케라스가 바로 그런 종류의 사람이라고 평소에 생각하고 있었는데 역시나 등장하는 순간부터 바로 미소를 보내주시는데 나도 덩달아 미소짓고 있다. 이런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아무튼 그리고 시작한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 그동안 농밀하고 선 굵은 하이든 첼로 협주곡만 들어와서 그러나 너무나 다르면서 현대적인 해석으로 전혀 구식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날렵하다가도 감정선에서 최대한 끌어 올리면서 강약을 확실하게 부여해서 너무나 생동감 넘치는 연주였다. 그러면서 전혀 옛것 같은 느낌이 안 드는게 앙상블 레조난츠의 특징이라 느껴졌다. 마지막 악장은 내가 들어본 어떤 연주보다 빠르게 연주되었던 거 같다. 이번에는 거의 앞줄에서 관람해서 케라스의 운지를 볼 수 있었는데 정말 손가락이 날아다녔다. 악기 음색이 농밀하지는 않지만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게 앙상블과 합이 잘 맞는 듯 했다. 물론 케라스 본인과도 그렇고. 아, 그리고 카덴차. 처음 듣는 느낌이 본인의 카덴차가 아닌가 싶다. 기존의 것들과는 다른 좀 난해하지만 음 하나하나 강조하듯 첼로의 음색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앙상블 레조난츠는 첫 곡의 현대 음악과 바로 연주된 하이든 첼로 협주곡에서 느껴졌지만 매우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연주단체라 느껴진다. 이게 지휘자가 없는 실내악 단체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이라 하겠다. 그러면서도 대편성 음악에서는 정말 지휘자가 필요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절실히 느끼게 해주는 공연이었다. CPE 바흐의 첼로협주곡. 작년에 사후 230주기라 그런지 앨범이 많이 나와서 듣게 되었는데 첫 느낌이 음악이 너무 세련되다는 거였다. 그 증거를 이번 공연에서도 느꼈다. 과연 이게 200년 전의 음악이라고 느껴지지 않았다. 바로크에서 고전으로 그냥 넘어 간 게 아니고 CPE바흐를 거쳐서 넘어갔다는 것을 보여주듯 아버지와는 다른 독자적인 모습이 곳���에서 보였다. 케라스와 레조난츠는 이번에도 현대적인 해석으로 전혀 옛것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고 보면 바로크와 현대���악은 합이 잘 맞는 듯하기도 하다. 프로그램으로 이 두 조합이 잘 어울리는 듯하다. 고전음악을 듣는 재미 중의 하나가 바로 수없이 많이 연주되었지만 이렇게 또 다른 새로운 해석과 느낌을 주는 연주들을 만나는 즐거움이지 않나 싶다. 위의 두 첼로 협주곡만으로도 행복했던 공연이었다. 앞서 연주된 베른트 알로이스 침머만은 부분 부분 재미있는 곳이 있었지만 딱 하나로 기억될 만한 부분이 없던 음악이었다. 그에 비해 하이든의 교향곡은 정말 재미있는 곡이지만 과연 이런 곡을 100여곡씩이나 작곡할 필요가 있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암튼 아직도 못 들어본 음악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에 쓸데없는 짓 말고 부지런히 음악 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마지막으로 케라스 페이스북이 와서 좋아요 눌러준게 뭐라고 정말 고맙네. https://www.facebook.com/lemon2sang/posts/2282957185095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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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클리쉐를 무조건 타파해야할 물건이라 보지는 않는다. 클리쉐를 깨는 것도 비트는 것도 애초에 그 맥락이 중요한거니까. 그리고 때로는, 아니 많은 경우에 클리쉐가 중요한 건 일종의 규칙 같은거라서 그게 더 쏙 들어오기 편한 장치거든. 이 영상은 아마추어들의 연주라 그런지 편곡부터 연주까지 아주아주 평이한 클리쉐들로 점철되어 아무런 반전없이 끝까지 간다. 하지만 그 맥락에서는 이게 더 재밌다. 쉽고 평범한 대편성. 그래도 참 맘에 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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