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mgik
#내일도잘버티자
beingadult · 1 mon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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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t myself together
잘 한다고, 능수능란하다고 믿었던 것들도 그저 소망이었고 나는 온전히 내가 서 있는 이 곳에서 꽤나 오랫동안 울지 않도록 마음을 다잡으며 서 있는 거야. 네가 겪었던 일들을 마음으로 위로하고 싶었던 하루였는데 내 표현력이 충분하지 못해서 내 어휘력이 닿지 않아서 미안하기만 했어, I'm just so sorry for you.
나에게 기대했던 것들을 타인에게도 기대하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시작됐을까? 도대체 도서관은 언제 다 완공될 예정이며 나는 이곳에서 얼마나 더 살게 될지, 나는 언제쯤 제대로 환경을 깨끗히 해나갈 수 있을지 그것에 대해서 다 늙어가면서까지도 알아나가야 한다는 사실이 괴로웠지. 내가 아는 그 사람은 누구보다도 트렌디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영락없는 아저씨가 되어버렸고, 일말의 감정도 없는 파란 피의 소유자일 것 같던 그는 내 편지 하나로 마음이 다 녹아버린 바보가 되어버렸지. 누구에게나 다 그럴 수 있는 건 아니겠지만 진심은 사람을 움직이게 해. 그때 당시의 내 진심을 너무나 최선을 다해 드러낸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어. 본능적으로 이 사람과는 가까워져야겠다고 생각한 것 같아. 오랜 시간이 지나도 나에게 먼저 연락을 해주는 사람은 그들 뿐이라고 생각했으니까.
조금 귀찮은 마음이 들던 그 사람은 나에게 연락하지 않아주어서 다행이야. 언제까지나 그렇게 가진 것에 대해서만 논하며 그 안에 안주할 사람이라는 걸 알아. 오빠는 오빠가 닮은 그 남자만도 못해. 오래전의 윤희에게 했던 행동들이나 말들처럼 그렇게 구차하고 조그만한 사람이야. 하지만 아무런 감정도 아쉬움도 뭣도 없어. 그저 빨리 깨달아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 뿐.
철없을 때의 나날들을 추모하고 그리워하며 그는 나에게 분명히 사과를 했던 것 같은데 우습더라. 사실 그 사과는 내가 엎드려서 절 받기로 받은 거지만, 나는 꼭 사과받고 싶었어. 내가 너를 좋아한다고 진심으로 이야기했다고 해서, 네가 날 아무렇게 대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었는데. 꽤나 자아가 커서 곧 빵하고 터질 것 같은 과잉자아의 소유자들은 종종, 내가 자신을 좋아하는 일이 곧 모든 것을 다 해다 바칠 것이라고 고백하는 것과 같은 의미라 생각하더라. 가장 가까운 예로 나도 그랬었고.
그래도 여전히 나는 사람속에 살고 사람을 사랑하며 살고 있으며 앞으로의 삶에 너무 지나친 폭풍우는 없기를 바라고 기도해. 지나온 세월을 너무 어렵게 보내서 나는 더 이상의 어려움을 견딜 수 있을지 걱정이 되거든. 뭐든 내 마음대로는 되지 않겠지만 말이야. 그래도 오늘은 휘청휘청 어설프게 보내버린 하루의 나도 고생했다고 토닥여주고 싶고 그런 마음이 들어. 그냥 그렇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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